자녀의 성품교육의 중요성
지난 4월에 일어난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참사는 그동안 바쁘게 살아온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다시금 자녀교육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슬프고 끔찍한 사건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시각에, 바로 그 지역에서 미주 성품세미나를 진행 중이었던 필자는 한인신문사의 기자들로부터 전문가로서 이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또 한 기자는 인터뷰 도중 자식교육을 잘 시켜보자고 미국으로 이민 와서 열심히 살았는데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이 과연 잘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어떻게 해야 정말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조승희는 머리가 좋은 아이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다닌 웨스트필드 고교나 버지니아 공대 모두 우수한 성적을 요구하는 명문이었고,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NBC 방송국에 보냈던 비디오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문에서는 우울 증세를 보였느니, 자폐증이 아니었겠느냐 운운하지만 자폐증은 확실히 아니다. 자폐아는 그런 조직적인 인지능력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유사자폐증, 즉 애정결핍의 증세가 있는 아이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부모와의 애착이 잘 안된 아이는 세상을 불신의 눈으로 보게 된다. 처음의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라면서 연령에 맞는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는 내면에 상처를 갖게 되고, 그 상처는 외향적인 아이에게는 공격성과 폭력성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내향적인 아이는 우울증과 사고의 왜곡을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그를 보아온 이웃들은 그가 길을 다니면서도 다른 사람과 절대로 눈을 맞추지 못하고 땅만 쳐다보고 다녔다고 기억했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어보지 못했던 그는 33명의 죄 없는 학생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후에도 후회보다는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했다. 세상을 향하여 당신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노라고 분노와 증오의 목소리를 냈다.
여기서 우리 부모들은 잠시 멈추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자녀에게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의 면죄부가 되는 것처럼,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가르칠 줄만 알았지 가족이나 친구와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사회성을 배우는 것에는 신경 쓰지 못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하면서, 많이 배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넓혀나가는 것이 성공이라고 가르치면서, 내심 타인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소유하기를 소원해왔다. 우려했던 것처럼 이런 자녀교육의 결과들이 이제 서서히 하나둘씩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모를 때리는 아이들이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들이 많아져 결국 학업까지 중단하게 되는 아이들이 생겼으며, 폭력이 난무하는 학교생활이 두려운 아이들과 목표에 성공하여 좋은 대학을 나와도 어떻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어나갈지 몰라 직장생활이 어려운 청년들, 그리고 결혼을 하여도 부부관계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몰라 배우자를 때리고 결국 깨어지고 마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나는 이러한 현상이 자녀들에게 성품이 결여된 성취만을 강조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과연 이 시대에 성공하는 자녀교육의 왕도는 무엇일까?
좀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모든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인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이 시점에서 다시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스탠포드 대학의 루이스 터먼(Lewis M. Terman)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높은 지능을 가진 1500명의 아이들의 일생을 추적한 결과, 지능지수(IQ)가 높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능이 높은 집단에서도 결국 끈기와 인내를 소유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공하는 삶을 이룬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필자 역시 성품을 가르쳐서 성품 좋은 자녀를 기르는 것이 성공적인 자녀교육의 길이라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 볼 수 있는 공감인지능력을 가르쳐야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별할 수 있도록 분별력을 가르쳐야 하며, 내가 귀하듯 다른 사람도 귀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존중의 자세,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아는 친절과 공평하고 똑같이 대하고 서로 다름을 용납하는 관용의 정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꼭해야 하는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자기 절제를 가르쳐야 한다.
자기를 절제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의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이 있고 다른 사람의 말을 집중하여 경청하는 성품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필자는 12가지 주제 성품을 ‘좋은나무 성품학교’의 프로그램으로 정하여 가르치고 훈련하고 있다. 성품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가르치고 훈련함으로 더 좋은 성품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좋은 성품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왜냐하면 훌륭한 성품을 가진 한 사람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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